깻잎과 호박

이제 짐도 다 풀었고 정리도 많이 되었다. 그치만 기본적으로 집을 좀더 '채워야' 된다... 워낙 가구가 없었던데다가, 그림을 많이 모아서 걸었는데도 아직도 휑한 벽이 많다. 그래서 매일매일 가구 쇼핑과 데코레이션 아이디어 짜내기로 바쁘다.

 

오늘은 전에 살던 동네인 Regent Square에서 야드 세일을 한다고 해서 그림이나 장식품 같은 거나 건져볼까하고 아침일찍 갔는데 아주 대박이었다!!! 온 동네의 집들이 야드 세일을 하는데 우리는 대충 눈에 보이는 곳만 훑었는데도 적어도 서른 군데는 구경한 것 같다. 야드 세일이라는 게 잘못하면 쓰레기만 건져오기 쉽기 때문에 일부러 기대를 안하고 갔는데 의외로 괜찮은 물건들을 건졌다! 일단 우리가 찾던 심플한 사이드 테이블을 10불에 구했고, 정리 상자, 바구니 등등은 50센트나 1불씩에 업어오고, 내 마음에 쏙 드는 완전 특이한 반짝반짝 열쇠고리도 1불! 우리 거실에 딱 어울리는 묵직한 꽃병 5불, 20파운드짜리 덤벨 한 쌍을 3불에 업어왔다 ㅋㅋㅋㅋㅋㅋ

 

요즘 날씨가 너무 좋아서 얼른 덱에 야외용 테이블과 의자를 내놓고 좀 앉아있기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삼겹살도 먹고 그랬으면 좋겠는데, 야외용 가구가 워낙 종류도 많고 다양하고 싸지도 않아서 진짜진짜 많이 구경했다. 코스코/bed bath & beyond/홈디포/로스/마샬/티제이맥스/Pier1 import/타겟/메이시스 등등을 적어도 두번씩은 가보고 온갖 의자에 다 앉아본 결과 결론은 아이키아의 100불짜리 4인용 테이블/의자 셋트가 최고라는 거. 내일 가서 사올 것 같다!!

 

아무튼 오늘 야드세일이 예상보다 커서 거기서 두시간을 보내고 나니 무지 피곤했는데, 그 상태로 밥먹고 로스가서 또 집 관련 용품들 구경하고 영화보고 코스코가서 고기류를 사왔더니 완~~~~~전 피곤하다... 아 요즘은 평일이고 주말이고 너무 바빠서 멍때리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나저나... 요즘은 화분에 심어놓은 녀석들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내가 심어서 뭐가 자라다니 너무 신기함!

 

내가 페이퍼 타월에 발아시켜서 심은 깻잎들은 이제 떡잎이 한 서른 쌍은 나온 것 같다. 심은 씨앗 거의 다 싹이 난 듯!!! 그런데 아이폰으로 찍으니 녹색이 전혀 녹색으로 안나오네 ㅠㅠ 걍 허옇게 보이는 점들이 깻잎 떡잎들이다...

 

 

그런데 의외로 잡초같이 잘 자란다는 부추는 소식이 없다... 사실 싹이 하나 겨우겨우 났었는데 다시 없어졌다. 새가 따먹었나??????? 우리 집 주변에 새도 엄청 많고 토끼도 엄청 많다. 어찌나 많은지 새 소리는 아침 저녁으로 장난아니고 산책나가면 토끼를 1분에 한번씩 만나는 듯 하다. 토끼는 우리 집 덱에 올라올 수가 없어서 괜찮은데 새들이 앉았다가면서 내 야채들을 따 뜯어먹을까봐 걱정이다 ㅠㅠ

 

씨앗을 구할 때 깻잎과 부추를 부탁했는데 보내주시는 분이 호박씨도 같이 보내주셨다. 호박같이 열매가 열리는 건 훨씬 더 키우기 어렵다고 해서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일단 있으니까 심기는 했는데 하도 오랫동안 - 거의 2주 동안 소식이 없길래 포기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뿅!하고 연두색 떡잎이 나왔다! 호박은 신기한 게 하루 만에 꽤 큰 떡잎이 나온다! 심지어 오늘 아침에는 없었던 떡잎이 저녁에 나있기도 하고 ㅋ

 

사진으로 보면 떡잎이 3쌍 나온 것 같지만 사실 4쌍이었는데 한쌍은 잎기 뚝 부러져서 죽은 것 같다... 이것도 새가 한 일이 아닐까 의심 중... 아 새를 어떻게 쫓지???

 

깻잎과 호박은 곧 큰 화분으로 옮겨줘야할 것 같다. 아 재밌어!!! 얘네가 빨리 무럭무럭 자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