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번째 결혼기념일



지난 일요일은 여섯번째 결혼기념일이었다! 남편이 결혼기념일에 뭐슨 액티비티를 하고 싶냐고 하길래 케잌을 먹는 액티비티를 하고싶다고 했다 ㅋㅋㅋ 그래서 그날 우리는 요즘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 집에서 놀기를 하고 스테이크 샐러드와 샴페인을 한잔 하고 디저트로 홀푸드 케잌을 먹었다 ㅎ 요즘 우리 너무 히히낙낙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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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갈 날짜가 다가올 수록 너무 스트레스 받는다. 한국 가기 싫어서. 급기야 옛날에 많이 꾸던 악몽을 다시 꾸기 시작했다. 꿈은 항상 똑같다. 꿈 속에서 내가 한국에 있고 미국에 다시 돌아와야 하는데 비행기를 놓칠락 말락 막 서두르는데 차가 밀리거나 택시기사가 이상한 짓을 하거나 빙빙 돌아가거나 길을 잃거나 아무튼 뭐가 자꾸 꼬여서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

머리가 너무 복잡해서 정리를 해봤다. 왜 이렇게 가기가 싫은가. 가면 만나게 싫은 사람을 만나고 하기 싫은 일을 하고 듣기 싫은 말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내가 무슨 죄를 지은 것도 빚을 진 것도 아닌데 왜 죄인처럼 싫은 걸 견뎌야 하나. 싫고 이해가 안되는 걸 참고 견뎌서 결과가 좋았던 적도 없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나한테 사과하기는 커녕 그냥 다 까먹어버리던데. 그럼 싫은 거나 이해안되는 건 참지 말고 피하거나 fight back하자. 아니 아예 한국을 안가면 된다.

문제는? 그렇게 내 맘대로 하면 남편은 또 무슨 죄로 혼자서 한국을 가야 하나. 혼자서 무슨 재미. 유럽이랑 일본에 안따라가는 것도 미안한데.

그래서 나의 결론은: 일단 남편만 생각하자.

어떻게 하면 한국에 가고 싶어질까 - 일단 동생이랑 아직도 연락되는 친구들 만날 일을 많이 생각하려고 노력 중. 아마 친구들은 직장인이 많아서 만날 시간이 거의 없을 것 같지만 ㅜㅜ 한국에서 입을 옷이랑 신발 주문. 이것도 그다지 도움 안됨. 닥치지 않은 일은 미리 걱정하지 않기.

아 진짜. 이번이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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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주말부터 에너지가 막 뻗쳐서 생전 안하던 청소도 하고 생전 안만들던 밑반찬도 만들었다. 내가 만들고 너무 맛나서 내가 놀란 두부조림이랑 장조림.





감자볶음. 남편 왈 "이런 걸 감자 볶음이라고 하는 거야?" 안먹어봤나????



맛있어 맛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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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잎은 뭐가 문제인지 무지 더디게 자란다. 그런데 어쨌든 자라고는 있다. 다섯 줄기를 큰 화분으로 옮겨 주었는데 아직 너무 어릴 때 옮긴 것인지 두 개는 타죽었다 ㅜㅜ 원래 화분에 있던 애들은 아직 괜찮다.


호박도 나름 잘 자라고 ㅋ 근데 참 더디다.




집에 다른 화분이 네 개나 더 있는데 걔들 사진도 좀 찍어줘야겠군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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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나는 남편보다 한시간 이상 일찍 일어나서 출근 준비를 하고 커피를 만들고 아침을 만들어 먹는다. 남편은 여덟시쯤 눈을 떠서 빵끗빵끗 웃으면서 침대에서 꾸물꾸물 대다가 샤워를 하고 옷을 입으면 나는 남편을 차에 태우고 출근한다. 내가 운전하는 동안 남편은 내가 만든 아침 - 빵이나 샌드위치 같은 거를 옆에서 먹는다.

남편이 고3도 아닌데 남편보다 먼저 일어나 커피와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차로 학교에 데려다 주기까지 하지만 나는 남편이 아침에 느즈막히 눈을 떠서 빵끗빵끗 웃으며 여유를 부리고 있으면 그게 너무너무 이쁘다. 그래서 애기처럼 이뻐해주고 얼르고 달래서 출근을 시킨다. 특히 이사 온 이후로는 아침마다 방안 가득한 햇살을 받으며 남편과 내가 얼마나 행복해하는지 모른다. 그런데 만약 아기가 있다면? 그게 가능할까? 남편이 아침에 그러고 있으면 짜증이 확 나고 나는 아기 챙기느라 아침마다 전쟁이겠지??

Is it really worth it????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