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근황

사실 별 새로운 소식도 없고 그동안 집 사느라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느라 특별하게 한 게 없어서 업데이트를 안하려고 했으나 지난번 집자랑 포스트를 가리기 위해서라도^^;;; 뭔가 올려보려고 아이폰을 뒤져보니 역시 음식 사진만 있다.

이건 얼마전에 나진 언니네 집에서 얻어먹은 저녁상이다! 우리 부부만을 위해서 이렇게 상을 차려주신 게 너무 감동이었다! 이날의 메뉴는 무려 갈비, 잡채, 크랩케잌, 인도네시아식 달걀전, 골뱅이 무침 플러스 각종 밑반찬과 미소국. 무슨 잔치상도 아니고 이 많은 걸 나진 언니와 부군께서 직접 다~ 만드셨다. 정말 감동 감동 감동...


사실 남의 나라에 살면 한식을 잘 먹기 힘들어서 불편한데, 그래서 오히려 좋은 점도 있다 - 이렇게 서로 음식을 해서 나눠먹는 재미와 정이 있다는 것. 한국에 있었으면 이런 걸 뭐하러 굳이 집에서 해먹겠나. 다들 바쁘게 사느라 이런 거 직접 차리기 힘드니 나가서 사먹고 말지. 집들이할 때도 요즘은 출장 요리 불러서 하던데. (내동생 같은 특이한 경우는 제외해야겠지만 - 얘는 재주가 넘쳐서 집들이 음식 직접 다하고 요리과정 사진찍어서 블로그에 올리는;; 그런 뇨자 ㅋ) 물론 명절 때는 이렇게 잘 차려먹긴 하지만 다~ 여자들이 희생해서 만든 음식들. 남자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얻어먹기만하고.

그런데 여기선 밤문화도 없고 시간적 여유가 있다보니 밖에서 사먹기 힘든 한국음식 정성스럽게 차려서 친구 불러서 같이 먹는 게 참 정겹고 좋다. 예의상 체면상 하는 것도 아니고 정말 진심으로 해주고 싶어서 해먹는 정성스런 음식들. 친구들이랑 재밌게 만두 빚어먹고 송편 빚어먹고 그런 따뜻한 경험은 한국에서는 못했을 거다 ㅋ (아마 똑같이 만두나 송편을 빚었을지는 몰라도 아마 어른들이 시켜서 했을 듯 ㅋㅋㅋㅋ 그럼 내 마음 말고 어른들 마음만 따뜻해졌겠지 ㅋㅋㅋㅋㅋ)

암튼, 이날 나진 언니네서 (사실 언니라고 부르기엔 연배가 있으심^^;; 이분도 박씨라 닥터 팍이라고 불렀더니 이름으로 부르라하셔서 언니라고 부르고는 있지만...) 오랜만에 집밥을 배터~지게 먹었다. 그 날이 집에 오퍼 넣은 날이라, 일주일 내내 밥을 다 사먹어서 집밥이 무척 그리웠던 터에 이렇게 차려주셔서 정말 너무 고맙고 맛있게 잘먹었다. 우리도 초대를 해야하는데.... 식탁이 너무 작아서 -_-;;;;; 정말 코딱지 만한 아이키아 식탁에 나진언니 부부와 아들까지 다 앉는 건 불가능해서 아무래도 이사가서 식탁도 사고 그러고 난 다음에 초대할 듯.

요즘은 집 사는데 관련된 잡다구리한 일을 하고 있고... 주말마다 가구도 보고 있고, 집꾸미는 법 본격 연구에 들어갔다 ㅋㅋㅋ 서점가서 잡지랑 책이랑 많이 보고 미즈빌 집구경 게시판도 보고 블로그도 많이 보고 인터넷 쇼핑 사이트도 잔뜩보니 뭔가 좀 보이긴 한다... 나랑 남편이 좋아하는 스타일 안좋아하는 스타일이 확실히 생기고 있고, 프로와 아마추어가 꾸민 집의 차이도 조금씩 보인다. 한국과 미국의 차이도 극명하게 보이는데, 한국은 워낙 다들 좁은 아파트에 살다보니 가구를 당연히 벽에다 붙이는데, 미국에선 침대를 꼭 방 한가운데다 놓고 (헤드보드만 벽에 붙이고), 소파도 꼭 벽에서 한참 띄워놓는다. (벽에 붙이면 TV가 너무 멀어서 안보일지경...) 한국은 거실에 가족사진을 두는 집이 많고 벽에 걸기도 하는데, 미국에선 벽에 사진보다 그림을 많이 건다. 난 개인적으로 인물사진이 너무 많은 거실은 좀 촌스럽다고 생각함... 

아무튼, 그래서 식탁은 대충 고른 것 같고, 소파는 아직도 못고르고 있다. 이쁜 건 너무 비싸고 싼 건 안 이쁘고. 결정적으로 아직 남편이 어떤 스타일을 원하는지 마음을 못정했다. 남편이 집을 꾸미고 가구를 고르는데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너무 재밌고 좋은데 가끔은 '아 그냥 남들처럼 와이프 마음대로 꾸미게 놔두지' 싶을 때도 있다 ㅋㅋㅋ 배부른 투정이겠지 ㅋㅋㅋㅋ 

집에 그림을 많이 많이 걸기로 하고 그림을 모으기 시작했는데, 남편과 Etsy를 뒤지다가 색감이 너무너무 예쁜 영국 작가를 발견하여 그림을 4개나 주문했다 ㅋㅋㅋㅋ 해외배송이라 제대로 올라나 몰라 ㅋㅋㅋ 얼마전에 CB2 세일에서도 큼지막한 거 하나 건졌는데 그것도 배송 중. 로컬 갤러리에도 가보고 싶은데 입장료를 내야한다는 것이 좀 낯설어서 -_- 일요일마다 오픈 갤러리를 하는 동네 가게나 한번 가볼까 생각 중.

뒤져보니 이런 사진도 있네.


데이나가 출산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날 직접 구워온 루마니아 디저트다. 무지 살찔 것 같은데 무지무지 맛있었다 ㅋ

우리 그룹 사람들은 참 좋다 ㅎ 난 요즘 일하는 게 너무 좋아서 집에서도 주말에도 일 생각을 많이 하고 꿈도 많이 꾼다 -_-;;;; 시카고에서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근데 영어 좀 잘했으면 좋겠다........

내일 faculty evaluation이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첫 해에는 잘 안나오니까 기대하지 말라고들 하는데. 힝. 난 연봉을 올리고 싶단 말이다.


 
잠이나 자자! 내일 evaluation 때 영어 잘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