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집 구경/어쿠스틱 라이프
- 연습장
- 2012. 2. 12. 10:07
어제부터 눈이 엄청 왔다. 사실 이 사진은 오늘찍은 게 아니고 전에 또 눈 많이 왔을 때 남편이 뒷산가서 찍은 것^^; 저 파란 옷 입고 걸어오는 사람은 잘 보면 스키신고 폴 찍고 오고 있다! 눈 많이 왔다고 크로스 컨츄리 스키하는 사람! 오늘도 한명 봤다 ^^;;;
이제 점점 시간이 촉박해지고 있는데 맘에 드는 집이 안나와서 은근히 스트레스 받는 요즘이었는데, 어제부터 기분이 무진장 좋다 ㅋㅋㅋㅋ 학교 근처 시내에서 우리 예산으로 괜찮은 집을 사는 건 불가능한가보다 하고 체념하는 마음으로 서버브의 집들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리얼터랑도 연락해서 이번 주말에 서버브에 집 구경하러 가기로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불편할 것 같은 거다. 시카고에서 살았던 경험 때문인지, 아님 정말 도시에서만 20년 넘게 산 체질이 몸에 박힌 것인지, 그로서리 가는데만 10분을 운전해서 나가야하고 출퇴근 때마다 교통 체증에 시달려야 하고 당장 차를 한대 더 사야한다는 게 너무너무 싫은 거다. 특히 남편이 아주 질색을 하고 서버브 얘기만 나오면 우울해하는 거다.
그래서 어제 처음으로 내가 본격 질로우질을 시작했다 ㅋ (질로우질: 우리 둘만 쓰는 용어로, zillow.com에서 매물을 뒤져보는 행위를 뜻한다 ㅋㅋ) 그러다가 정말 너무 좋은, 근데 좀 황당한 집을 발견한 거다 ㅋㅋㅋㅋㅋ 아래 지도에 표시된 섬 (Herrs Island)에 있는 타운 홈이다 ㅋㅋㅋ
서버브에 사는 것보다 훨씬 더 학교와 도시에 가깝고, 대중 교통이 닿지 않는 똑 떨어진 섬에 있어서 치안 확실할 거고 동네도 끝내주게 이쁘고, 물가에 카약이 떠있고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뷰도 끝내주고, 무엇보다 집이 우리가 여태 본 집들 중 최고로 멋있고 정말 판타스틱하다! 학교 근처 타운 홈보다 조금 싸고 대신 집이 더 좋고 학교에서 조금 멀다는 건데, 그냥 그 집 자체가 너무너무 좋아보여서 완전 헤까닥 ㅋㅋㅋ 아무튼 그러다가...
오늘 아침 우리의 멋진 리얼터 캐서린이 보내준 새로운 리스팅... 그 중에 하나가 우리가 원래 처음에 고려했던 학교 근처 동네에 있으면서 여러모로 마음에 드는 것이다! 사실 나는 지금 웬만한 집도 다 마음에 안들어하는 남편 덕분에 집보는 거에 좀 지쳐서, 남편이 좋아하는 집이면 거의 무조건 오케이인 상태인데, 이 집은 정말 남편이 아주아주 마음에 들어한다. 그래서 오늘 눈을 뚫고 달려가서 그 집을 겉에서만 구경하고 동네 구경도 좀 했는데 cul de sac이고 내 오피스는 단 2마일 떨어져있으며 공원에 딱 붙어 있어서 정말 좋아보인다...
내일 가서 리얼터랑 직접 보기로 했는데 너무너무 기대된다!!! 아 정말 이 집으로 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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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홈페이지에서 알게 되어 뒤늦게 웹툰 '어쿠스틱 라이프'를 보게 됐는데 너무너무너무너무 재밌어서 이틀만에 100회 넘는 걸 정주행했다 ㅋㅋㅋㅋㅋ 우리랑 비슷한 또래, 결혼 4년차 부부의 일상에 대한 만화인데 우리랑 비슷한 점이 의외로 많은 것이다! 사실 부부생활에 대한 흔한 이미지는 '웬수야 웬수'류의 내가 공감할 수 없는 코드 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어쿠스틱 라이프에서 드디어 우리가 감정이입할 수 있는 코드를 발견했다고나 할까!
읽으면서 너무 재밌으면서도, '사실 우리 얘기도 엄청 재밌는데'라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급기야 오늘 오후 갑자기 만화를 그리기 시작 ㅋㅋㅋㅋ 첫 작품치고 잘 그렸다고 자부하지만 남한테 보여주기는 너무 부끄러우므로 ㅋㅋㅋ 남편과 둘이서만 보고 킬킬 거리고 여기엔 뿌옇게 자랑샷만 남기기로 한다 ㅋ
만화를 정주행하고 나서는 작가의 블로그 '스페이스 난다'를 봤는데 오오, 이 사람 성격은 나랑 많이 다른데 뜨개질도 하고 재봉질도 한다! 요즘 뜨개질도 재봉질도 쉬고 있는데 이유는 사실... 더 새로운 재료를 사기 전에 집에 있는 실과 패브릭을 다 써야만 할 것 같아서... 그런데 그것들로 뭘 만들지 딱히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냥 새로운 천을 확 사버릴까. 맥시 드레스 만들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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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갑자기 필받아서 찍은 요리사진 ㅋㅋㅋ 찹쌀 도너츠 믹스 사다가 튀겨먹었다 ㅋㅋㅋ 눈오는날 집에서 찹쌀 도너츠 먹으며 인터넷으로 리스팅보며 남편과 열라게 수다떨기. 완전 좋아 ㅋ
귀여운 도너츠들. 내가 한국에 살았다면 평생 이런 거 직접 튀겨먹을리 없겠지만 여기 있으니 어쩔 수 없이...
저녁엔 화이타 해먹었다. 완전 간단!!!! 양파 피망 닭가슴살 볶으면서 소금 후추로 간하고, 화이타 맛을 내기 위해 old bay seasoning과 큐민을 좀 넣었다. 불맛을 내기 위해 양파 피망 닭가슴살 각각 따로 볶아서 나중에 합체했다. 밀전병에 싸먹으니 완전 간단하면서도 맛나네! 앞으로 도시락 메뉴로 종종 애용할 듯.
사실 요즘 잡채를 두번이나 해먹었는데 그 사진이 남지 않았다니 아쉽다. 갑자기 이유도 없이 잡채에 꽂혀서 당면 사와서 두번에 나눠서 다 해치웠다. 난 이제 잡채를 30분 만에 만들 수 있는 여자임 -_-V 잡채는 손이 많이 가는 잔치 음식이라는 느낌 때문에 할 때마다 남편한테 엄청 생색낸다. 나처럼 돈도 많이 벌어오면서 토요일 아침상에 잡채를 차려내는 와이프가 어디 있을 거 같냐고 ㅋㅋㅋㅋㅋㅋㅋ
암튼 ㅋㅋ 내일 집 구경 기대된다~ 아 이번엔 제발 남편이 문제점을 발견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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