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장'에 해당되는 글 323

  1. 2011.10.30 벌써 두달 4
  2. 2011.10.17 학교, Point State Park 4
  3. 2011.10.16 가을
  4. 2011.10.11 DSLR 장만 / Falling Water 6
  5. 2011.10.03 황금같은 주말 4
  6. 2011.09.30 순식간에 지나간 9월 4
  7. 2011.09.20 피츠버그 좋은 동네^^ 4
  8. 2011.09.13 이런저런 이야기
  9. 2011.09.06 짐풀기, 집꾸미기, 정착... 2
  10. 2011.09.02 피츠버그로 무사히 이동! 4

벌써 두달

벌써 피츠버그에 이사온지 두달이나 지났다. 얼마전에 벌써 한달 지났어?!!! 라며 깜짝 놀라면서 첫번째 월급 받은 게 어제 같은데 이제 두번째 월급 받는다.

그동안 우리부부는 이곳에 잘 적응하고 있지만 각자 직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남편은 뭐 말할 것도 없이 그랜트쓰느라, 혼자 연구라는 걸 하느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중. 진짜로 완전히 맨땅에 헤딩하는 중. 


나는 처음엔 시카고에서의 내 직장과 비슷하다고만 느껴졌던 것이 시간이 지날 수록 다른 점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하고, 특히 여기에서 인정받기위해 내가 해야하는 역할들이 많이 다른 것 같아서 고민과 걱정 중이다. 외국인으로서, 특히 조용히, 설치지 않고 자기 할 일을 묵묵히 잘 해내야한다는 규범이 몸에 완전히 배어있는 한국인으로서는, 뭔가 극단적인 변화없이는 여기서 살아남을 수 없을 거 같다. 일단 그래서 보스와 미팅을 하기로 했다...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이냐 직접 물어봤더니 미팅을 하자고 하는 걸보니 할말이 많은 것 같다. 참 다행인 거는 다른 교수들이 나한테 신경을 많이 써주고 있는 게 보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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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에 출장 다녀왔다. 2박 3일의 일정이었는데 너무 짧은 시간안에 너무 많은 일을 해야했던 여행이었다. 일단 이틀동안 출근해서 진~~~짜 빡세게 쉬지 않고 일을 했는데 정말 생산적이었다 -_- 멀리 떨어져서는 한달 걸려도 못할 일을 이틀안에 해내니 PI가 완전 신이 나서;;; 시카고에 진짜로 매달 가야 할 것 같다. 당장 땡스기빙 바로 전에 한번 더 가야한다.

친구들도 간 김에 다 보고 오려고 계획했으나 너무 무리하게 계획을 짜는 바람에 결국 몇명은 못만났다. 그래도 정말 좋았던 것은 마샤네 집에서 이틀 머무르면서 우리의 좋았던 시절을 실컷 되새기고 밀린 얘기도 많이 할 수 있었다는 것.

디카는 굳이 가져가서는 사진찍을 기회가 없어서 마샤네 고양이 크리사 사진만 잔뜩 찍고 왔다. 여기서 나의 '보급형 여친렌즈'가 위력을 발휘해서 이쁜 사진이 나오니까 마샤는 '여태 자기가 본 크리사 사진 중 최고다!'라며 감탄을 연발하고 당장 이런 렌즈를 사 내라고 커트(마샤 남편)한테 난리난리. 알고보니 커트는 카메라와 렌즈에 이미 상당한 돈을 투자해서 이것저것 갖추고 있었는데도 내 렌즈를 보고는 마샤랑 같이 덩달아 흥분해서 렌즈를 검색하는 것이었다 ㅋㅋㅋ 마샤는 she did all the research! just order the same one! 막 이러고 커트는 그래도 엔지니어답게 비슷한 렌즈 주르륵 찾아서 장단점 분석하고... 암튼 웃겼다.


'크리사'라는 이름은 러시아 말로 rat이라는 뜻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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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날아온 반가운 선물!!!!!!!! 으힛 나도 한국에서 소포 보내주는 사람이 있다구!!!!


이 책이 갖고 싶다고 무심코 트위터에 한 줄 썼을 뿐인데... 트윗을 발견한 미소가 금방 사서 국제우편으로 보내줬다 ㅠㅠ 감동감동감동감동 ㅠㅠ 미국 살다보니 한국에서 받는 소포는 그 의미가 굉장히 크다. 내가 부탁한 것도 아닌데 누가 내 생각해서 이런 걸 보내주는 사람이 나도 있다!!!

이 책은 손뜨개 관련 블로그에서 보고 갖고 싶어진 책인데, 어린이 용 귀여운 손뜨개 프로젝트가 잔~뜩 실려있다! 이 책 보내준 미소는 나중에 아기 낳으면 내가 이 책에 나온 것 중 3가지 만들어주기로 약속했다 ㅎㅎㅎㅎ


아 귀여운 게 너무 많아. 요즘 아기 낳는 친구들이 많으니 하나씩 떠서 선물해줘야겠따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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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눈왔다. 이건 우리 집 앞 도로.


우리집 뒷마당. 우리 차에 쌓인 눈!!!


10월 말인데 눈이라니 너무 했다. 길고긴 겨울의 시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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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해가 짧아져서 아침마다 깜깜한데 일어나서 출근하는 게 너무 싫다! 그리고 이제 학교 일은 좀 익숙해진 감이 있는데 이제 곧 일거리가 몰려올 예정이다. 마침 이번주엔 할 일이 별로 없어서 어제 (금요일) 휴가내고 집에서 쉬었더니 너무 좋았다... 시간이 엄청 빨리갔다는 것만 빼곤...

뭐 특별한 일을 한 건 아니고 그냥 집에서 밀린 집안일하고, 정리하고.... 그것도 뭐 티도 안날 정도로 별 일 안하고 집에서 쉬었는데, 그래도 훨씬 몸도 마음도 편해졌다. 항상 빨리빨리, 퇴근하면 집에가서 뭘 해야하고, 항상 다음날 준비하느라 정신 없고, 자꾸만 밀린 일들, 까먹은 일들 생각나고, 아무튼 마음의 여유가 없었는데, 뭐 아직도 밀린 일들은 많지만 ㅋㅋㅋ 그래도 조금이라도 정리가 되니 마음이 편하다.

아직도 밀린 일들: 내 방 정리. 드라이클리닝 맡기기. 어그부츠 얼룩 지워졌나 확인하고 바짝 말리기. 떨어진 단추 달기. 신용카드 자동이체 설정 바꾸기. direct deposit바꾸기. 다음달 시카고 출장 비행기표 사기. 수표 입금. 우체국가서 시카고, 샌프란으로 손뜨개 선물 부치기. 출장 다녀온 거 영수증 시카고로 보내기... 

아아아아아아아... 와이프가 필요하다.



학교, Point State Park

사진이 많으니 주말이 가기 전에 올려본다 ㅎ

이번주에 드디어 '보급형 여친렌즈'가 도착했다 ㅎ f값이 1.8까지 내려가면서 가격이 100불대라는 건, 정말 보급형이라는 거다 ㅋㅋ 줌도 안되고 너무 멀어도 너무 가까워도 초점을 못잡는 렌즈지만 심도는 정말 깊게 나온다 ㅎ

집에서 테스트 샷. 넓디 넓은 다이닝 룸에 쬐그마한  아이키아 2인용 식탁 하나 놓고 산다 ㅎ


어제 학교에서 남편 오피스가 있는 cathedral가는 길.


뒤에 보이는 하인즈 채플. 비뚤어지고 약간 어정쩡한 구도지만 어쩐지 좋다 ㅎ 


역시 하인즈 채플 앞.


남편 오피스 ㅋ


바쁘신 정교수님 ㅎ


점심으로 먹은 햄버거. 지역 명물인데 이름은 까먹었다. 감자튀김이 햄버거 안에 들어있다. 무지무지 크다 ㅋㅋ
다음부턴 하나만 사서 나눠먹어도 되겠다. 맛은 꽤 좋았다.

음식 사진 찍을 땐 saturation을 높여야겠구나 싶었지만 귀찮아서 걍 찍음.


남편은 가끔씩 새로운 곳에 가줘야 한다. 그래서 Point State Park이라는 곳을 가봤다.
사진 찍는 남편을 흉내내는 나 ㅋ


날씨가 꽤 좋았는데 바람이 불어서 추웠다. 난 계속 사진찍는 남편의 모습이 넘 재밌어서 사진찍는 남편을 아이폰으로 찍어댔다 ㅋ


뒤에 고층 건물이 보이지만, 시카고에서 고층 빌딩 실컷 본 우리는... 무덤덤 ㅋㅋㅋ 실컷 본 정도가 아니라 마지막 네 달은 빌딩 숲에 살았었지 ㅋ


나도 남편 사진을 찍었다 ㅎ


담배 좀 그만 피셩 ㅋ


집에 오는 길에 뜨개질 가게 들러서 단추를 사왔다. 다음 주에 리나 줄 가디건에 달려고...


스웨터 색이 어둡다보니 단추가 계속 하얗게 찍어서 애먹다가 노출 조정해서 간신히 찍었다. 너무 귀엽지 않은가? 고양이 단추! 초코렛 색 털실과도 잘 어울리고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고양이 무늬라^^


아아 일요일이 끝나가는 구나 ㅠㅠ






가을

으하하 DSLR 샀다고 블로그 가로폭 늘려놓고는 첫번째 올리는 사진이 아이폰 사진이라니 ㅋㅋㅋ


저번에 주문한 '보급형 여친렌즈'가 도착해서 인터넷에서 실컷보던 그 배경 확 날려주는 사진들을 좀 찍었는데, 지금 학교라서 케이블이 없어서 사진을 올릴 수가 없다 ㅋㅋㅋ 지금 남편 오피스 와서 학교의 빠른 인터넷을 이용해서 아이폰 OS를 업그레이드 하는 중. 집에선 예상시간 25시간이던 다운로드 시간이 여기 오니 1시간 미만으로 확 줄었다. 암튼 그래서 업그레이드를 하긴 하고 있는데 정말 아이튠즈 너무 안좋다. 애플이라고 다 좋은 게 절대 아님. 이런 그지같은 소프트웨어를 꼭 써야만한다니.

요즘 단풍도 지고 날씨도 춥고 식욕도 늘고 -_- 완전 가을이다. 동네 집들이 큼지막한 노란 호박으로 문앞을 장식하기 시작해서 가을 분위기가 난다. 우리는 아직은 집을 '장식'하는데 돈을 쓰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저번에 국화철일 때도 5불짜리 국화 화분을 결국은 못사고 지나갔는데, 마침 내 오피스 근처 파머스 마켓에서 미니 호박을 3개 1불에 파는 걸 발견한 것이다 ㅎㅎㅎ그래서 이 귀여운 못난이 호박들을 샀다. 얘네들은 지금 우리집 porch에서 할로윈 장식 역할을 해주고 있다 ㅎ


여기서 일 시작하고서 점심을 사먹은 날이 별로 안된다. 주로 도시락을 싸가고, 가끔씩 런치를 주는 미팅에 가서 먹을 때도 있다. 저번에 오랜만에 도시락을 안싸서 근처의 한국 식당에서 픽업을 해왔다. 무려 '비빔밥' ㅎㅎㅎ


불고기 비빔밥이라 했지만 진짜 불고기가 아니라 간고기에 불고기 양념한 게 들어있고 엉뚱하게 레튜스가 들어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야... 그저 감사할 뿐이다. 한국식당 없는 채플힐에서 오래살다보니 이런 게 다 감지덕지 ㅋ

오피스 바로 옆에는 Red Oak Cafe라는 식당이 있는데 음식이 아주 healthy하고 신선해서 좋다. 여기는 샐러드가 신선하면서 드레싱에 설탕이 안들어가면서도 아주 맛있는데, 요일별 특별메뉴가 있어서 뭔가 푸짐하면서도 너무 무겁지 않은 음식을 판다. 금요일 특별메뉴를 시켜봤더니 이렇게 나왔다.


대구살로 만든 생선가스에 현미밥, 아스파라거스 구운거, 양배추 슬로, 아보카드 소스. 이 정도면 내가 집에서 직접 만들어 쌀 수도 있겠다 싶고 영양소도 골고루 들어가서 몇번 따라 해봤다. 흰밥에 코스코에서 산 냉동 틸라피아 생선까스 튀겨서 올리고, 샐러드를 싸가니 간단하면서 맛있는 도시락이 되었다! 도시락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어서 마음에 들었던 메뉴였다 ㅎ

그래도 아직까지는 퇴근 후 남편이랑 사먹는 고추짬뽕맛이 진정 최고다 ㅎㅎㅎ 어제는 금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둘다 할 일이 너무 많아서 학교에서 잠깐 만나 고추짬뽕과 깐풍기를 사먹고 각자 오피스에서 일을 더 하다가 8시가 넘어서 퇴근하는 기염을 토했다! 게다가 짐에 가서 운동까지 했음!!!! 정말 생산적인 금요일이었다!


방금 남편이 햄버거 사왔다. 그만 써야지 ㅎ

DSLR 장만 / Falling Water

짧은 공지 (to 내 친구들;;;): 블로그 가로폭 수정했습니다. 화면에 가로 스크롤바가 생겨서 불편한 사람은 댓글남겨주세요.
그나저나 왼쪽 트위터 사이드바는 너무 왼쪽에 딱 붙어버려서 오른쪽으로 좀 옮겨야되는데 거기부터는 내 html실력이 따라가질 않음. 어떻게 하는지 아는 사람 손??!!


위 사진은 지난주말에 다녀온 Falling Water라는 유명한 건축물이다... 시카고에서 이미 접해본 FLW의 유명한 건축물 중 하나. 개인적으로 FLW의 작품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인데 이번에 재은이네 커플이 놀러오는 덕분에 처음으로 가보게 됐다 ㅎ 우리 집에서는 1시간 반 정도 거리에 있다. FLW가 옛날에 아주 부자였던 Kaufmann이라는 클라이언트를 위해서 지은 산속의 별장이다. 정말 환상적으로 예쁜 집...

그나저나 이번주에 Falling water 구경이 기다려졌던 큰 이유는... 우리가 새로 장만한 디카 때문이었다 ㅎㅎ 드디어 나도 DSLR를 가져보는 구나. 유학 오기 전부터 너무 갖고 싶었지만 똑딱이도 간신히 마련할 정도의 경제사정 탓에 ㅋㅋㅋ 사진찍는 이론만 빠삭했다 ㅎ 카메라 도착한 날 집에서 테스트샷!


다음날 퇴근후 해가 있을 때 뒤뜰에서 얼른 찍었다 ㅎ


이건 울동네 뒷산 가는 길.


해질녁에 찍어서 그런가 채도가 낮네.


며칠간을 카메라 매뉴얼 독파와 렌즈 공부로 푹 빠져 지냈다. 매뉴얼과 캐논 t2i 전용 책을 읽고 난 결론은 - 전에 처음으로 똑딱이 샀을 때 공부한 내용에 별로 추가할 게 없다는 것. 그 때 똑딱이 치고 기능이 많은 걸로 샀었는데, 그 소니 똑딱이가 가지고 있던 기능들이 캐논 DSLR도 거의 똑같이 구현되어있다. 물론 더 심도가 깊고 이쁜 사진이 나온다는 차이가 있다 ㅎㅎ

카메라 바디 + 렌즈 두개 + 메모리카드 + 카메라 가방 패키지를 코스코에서 세일해서 나온 것을 샀는데, 근처 코스코에선 금방 다 팔려버리고 재고는 들어온다고 하면서 계속 안들어와서 품절될까 걱정한 나머지 코스코 온라인 사이트에서 샀다. 이것이 아주 잘한 결정이었다 ㅋㅋㅋ 어제 동네 코스코에 가보니 재고가 들어오긴 했는데 가격이 100불이나 오른 것이다 움하하하하하하하

아무튼 이것이 내가 주문한 백불짜리 '보급형 여친렌즈'의 구입을 정당화해준다고 본다 ㅋㅋㅋ 렌즈가 두개나 있음에도 하나 더 주문한다고 하니 남편이 무지 싫어했는데 나는 더 늙기 전에 예쁜 인물사진을 더 남기고 싶었기 때문에 걍 주문했다 ㅎ 아직 배송중인데 요 단렌즈가 아주 기대된다 ㅋ 나도 배경 확 날리는 사진 좀 찍어보자 ㅎ


재은이네 부부가 금욜 저녁 우리 집에 도착, 이틀을 묵고 토요일날 떠났다. 잘 놀러다니는 이 부부덕에 우리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마 이들이 아니었으면 우리는 falling water에 올해 못가고 겨울을 맞았을지도 모른다. 날씨도 어찌나 화창한지 그동안 춥고 비오던 피츠버그였는데 정말 타이밍이 완벽했다!

투어 기다리면서 남편이 사진을 무지 많이 찍어줬다 ㅋㅋㅋ 카메라 사니까 남편이 열심히 찍어준다 ㅎ

 


드디어 투어 시작. 약 한시간 동안 내부를 다니면서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는데 사진을 못찍게 해서 아쉬웠지만 어쨌든 내부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그 옛날 30년대에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싶을 정도로 놀라운 아이디어들이 많았다. 정말 자연속에 쏙 들어가서 산과 폭포와 하나가 될 것 같은 집이었다.


투어 끝나고 건물 전체가 보이는 뷰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는데, 다들 사진 작가처럼 열심히 사진을 찍어댔다 ㅋ 아래 사진은 남편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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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사진 올리느라 한시간 넘게 쓴 것 같다 -_- 인터넷이 너무 느려서 DLSR로 찍은 고용량 사진은 정말 말도 안되게 느리게 올라가는 것이다. 그래서 차라리 리사이즈 프로그램을 다운 받아서 설치하고 리사이즈해서 올리는 게 빠르겠다 싶어서 포토웍스를 받았다. 그나저나 내가 옛날에 첨 디카 샀을 때 휩쓸던 포토웍스가 업데이트 한번 없이 아직도 넘버원 리사이징 프로그램이라니 놀랍다 놀라워.

그래도 카메라 사서 좋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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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픈 하우스 세 채를 구경하는 것으로 집 쇼핑을 시작했다 ㅎ 세 집 중 두 곳은 너무 낡고 완전 꽝이었는데 사실 이 동네 집들이 다 비슷할 것 같다. 근데 한 곳은 정말 마음에 쏙 들었고 특히 집안 곳곳 wood work이 너무 예뻤고 집 주인의 취향이 돋보였다. 이 집이 얼마나 빨리 어떤 가격에 팔리는지 잘 모니터 하기로 했다. 내년에 진짜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했을 때 우리의 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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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다 좋다 ㅎ

황금같은 주말



오늘 아침에 완성한 신생아용 모자다^^ 뜨개질 가게에 가면 이런 비슷한 모자들 한두개는 꼭 진열되어있는데 너무 귀여워서 직접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만들었다. 동료 통계학자인 Dana가 11월에 딸을 낳는다고 해서 선물로 주려고 한다.

패턴은 Ravelry (니터들의 페이스북 같은 곳)에서 공짜로 구했는데, 그 패턴에 나온 사진은 엄청 예쁜데 일반인들이 같은 패턴으로 만들어 올린 사진들은 하나같이 쭈글쭈글 힘이없고 특히 꼭지의 이파리 부분이 완전 밋밋해서 안예뻤다. 절대 꼭지가 입체로 안나오고 납작하게 되어버린다는 불만들이 많았는데 그렇다고 해결책을 제시한 니터는 없었다. 근데 진짜 꼭지 잎사귀가 납작하면 너무 안예쁘다! 그래서 저걸 입체로 만드느라 엄청 머리를 굴려서... 일단 꼭지부분의 녹색 실은 빨간 실보다 약간 두꺼운 실을 썼고, 꽈배기 바늘을 이용해서 꽈배기 만들듯이 실을 비틀어가며 입체감을 주었다. 다른 사람들이 올려놓은 사진보다 훨씬 입체감있게 완성되어서 나는 대 만족이다 ㅎㅎ

이건 완전 신생아용인데 이제 좀 사이즈를 크게 해서 하나 더 만들고 있다 ㅎ 아 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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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뜨개질에 불붙었는데 우연히 발견한 이책이 너무 갖고 싶었다 ㅠㅠ
http://blog.naver.com/weebeehouse/150120091682
정말 너무 만들어서 선물하고 싶은 아이템이 많은 책이었는데 한국책이니 구할 방법이 없어서 슬퍼하고 있었는데, 내가 날린 트윗을 본 미소가 한국에서 사서 부쳐준단다 ㅠㅠ 아고 고마워라 ㅠㅠ
한국에서 미국으로 뭔가를 부쳐준다는 게 말이 쉽지 정말 힘든 일이라는 거 잘 아는데, 최근까지 미국 생활을 오래한 미소가 나의 안타까운 마음을 너무 잘 알았던 거다 ㅠㅠ 나랑 여러가지로 처지가 비슷해서 마음이 잘 통한 친구였는데 이제 한국에 가버려서 아직도 너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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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날 피츠버그에서의 첫 월급이 입금된 걸 보고 구름위를 걸어다니는 기분이었던 우리 부부 ㅋ 토요일에 아울렛 쇼핑을 가려했는데 비가 와서 남편이 대신 뮤지엄에 가자고 했다. 남편이 쇼핑을 워낙 힘들어하는데 비까지 오는 날 아울렛 쇼핑은 안될 말이었다 ㅋ 근데 마침 천교수님한테 전화가 온 것이다! 아울렛 쇼핑 가자고 ㅋㅋㅋ 오예! 운명은 나의 편이었다 ㅎ

그래서 천교수님 차를 타고 40분 쯤 떨어진 Tanger outlet에 가서 오랜만에 쇼핑을 했다! 천교수님은 쇼핑을 쉽게 쉽게 옷도 안입어보고 금방 하시는 편이였다. 남편은 얼마전에 바나나에서 200불어치 옷을 샀기 때문에 더이상의 옷을 사는 걸 거부하였다 ㅋㅋㅋ 나는 출근할 때 입을만한 옷과 한겨울에 진짜 추울 때 입을 골덴바지를 좋은 가격에 사서 아주 만족스러운 쇼핑이었다. 특히 제이크루 아울렛에서 혹시나하고 teacher discount를 물어봤는데 된다고 해서 아주 기뻤다 - 남편은 더 기뻐했다 ㅋㅋㅋ 제이크루는 학생뿐만 아니라 선생님도 15% 할인이 된다는 걸 알았다. 심지어 아울렛에서도. 그리고 세일 아이템도 중복 할인으로 ㅋ

저녁은 마치 스포츠바 같은 분위기의 일식집에서 히바치를 먹었다. 천교수님은 아직 만난지 얼마 안됐지만 워낙 예의 바르시고 편안한 성격이어서 같이 놀면 아주 기분이 좋고 재밌다. 스노보드 좋아하시고 우리처럼 장비도 다 있다 하시니 올 겨울에 보드 같이 탈 사람을 적어도 한명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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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 찾느라 힘들 때도 일년 동안 떨어져 살 때도 항상 너무 좋은 남편이었지만, 요즘은 이제 뭔가 만족스런 위치에 발을 딛고 자리를 잡기 시작하니 우리 둘의 행복감은 정말 내가 한번도 상상하지 못했던 정도다^^; 나는 아직도 어쩌다 내가 이렇게 금덩이 같은 남편을 만나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을까 신기하다 ㅎ

나는 작년에 취직을 하면서 너무 오랫동안 느껴왔던 돈에 쫓기는 느낌에서 조금 벗어났는데, 이제는 남편이 돈을 벌면서 내가 평생 돈 걱정 안하고 마음편하게 하고 싶은 거 할 수 있게 해준다고 한다. 내가 평생 돈 걱정 안해도 되도록, 나를 위해서 힘든 테뉴어 트랙의 길을 가겠다고 한다. 내가 이 말에 감동하지 않을 이유는 정말 많다. 1. 아마 대부분의 전업주부와 남편의 관계가 저런 약속에 기반한 계약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즉 많은 아줌마들이 남편으로부터 저런 경제적 시큐리티를 받고 있으니 저건 별로 특별한 약속이 아니다. 2. 어차피 나는 계속 돈을 벌 것이고 무슨 중병에 걸리지 않는 이상 남편한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3. 남편 아직 테뉴어 안받았다. 4. 난 저런 경제적인 서포트를 남편이든 누구에게든 바란 적이 없다. 누가 나에게서 뭔가 빼앗아가지나 않길 바란 적은 많아도. 5. 남편이 진짜로 100프로 나를 위해서 커리어 선택을 한 것은 아니다, 등등...

그래도 그 말이 나에게 엄청나게 큰 의미이고 처음 들었을 때 너무 깜짝 놀라서 울어버릴만큼 예상밖의 감동이었던 이유는, 여태까지 아무도 나에게 그런 약속을 해준 적도 그런 정도의 책임감을 보인 적도 없었고 나도 누구에게 그런 식으로 의존하는 걸 상상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하. 나는 나를 위해 힘들게 일해 돈을 벌어주겠다고 말하는, 언제나 내편인 든든한 남편이 있는 여자였던 것이다  ㅋㅋㅋ 아싸!




순식간에 지나간 9월

남편이랑 떨어져 살 때는 한달이 그렇게 길더니, 피츠버그 이사오고나서 첫 한달은 정말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벌써 9월이 끝나간다는 걸 깨닫고 남편이랑 화들짝 놀랐다! 좋은 점은 벌써 내일이 첫 월급날이라는 거 ㅎㅎ

이번달은 둘다 새 직장에서 적응하느라 정신없이 시간을 보낸 것 같다. 남편은 순조롭게 티칭을 잘 하고 있고,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교수 노릇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리서치를 하고 있다. 나도 여태까지 별탈없이 주어진 일들을 해내고 있고 계속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해나가는 중이다. 나도 남편도 "내가 진짜 이런 일을 할 능력이 있는가" 수도 없이 의심하면서 하루하루 버텨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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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없다보니 사진으로 남기지 않은 일은 그냥 잊어버린다. 지지난 주였나 그 전 주였나 천박사님을 만나서 재밌게 놀았는데 사진 안찍었더니 기억이 안나서 블로그에 안올렸다 -_- 천박사님은 우리가 여기와서 사귄 거의 유일한 한국사람 ㅋ 이번에 같은 피츠버그 대학에 교수로 오셔서 알게 되었다. 아주 좋은 분이라 기쁘다 ㅋㅋㅋ 친하게 지내야지...


지난 주말에 제일 재밌었던 일은 strip district에 가서 길거리에서 파는 녹두전을 사먹은 건데 사진을 안찍어서 까먹을 뻔 했다!!! 시장에서 한국분이 녹두전을 그자리에서 부쳐서 파시는데 두장만 싸달라고 했더니 두장 값으로 세장 싸 주셨다 ㅎㅎ 너무너무 맛있었다!!! 다음에 또 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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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밥해먹는 건 거의 전쟁. 진짜 인간적으로 퇴근하고 집에 오면 너무 배고프고 힘들어서 뭔가 요리해서 해먹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그래도 계속 사먹거나 라면을 먹을 수는 없으니 되도록이면 간단하면서도 영양이 골고루 들어간 음식을 집에서 해먹으려고 무진장 노력하고 있다. 

지난 주에는 생전 처음 약식을 해서 도시락으로도 싸갔다. 이렇게 조금 싸간 건 아니고 ㅋㅋ 요만한 거 두개가 한끼^^ 간단히 밥차려먹기도 힘든데 둘다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무려 약식을 만든 이유는... 순전히 집에 있는 말린 대추를 처치하기 위해서 -_-;;;

 


말린 대추같은 건 이사다닐 때마다 남편이 그냥 버리자고 하는 것들 중 하나. 그래도 아까우니 우겨서 피츠버그까지 가지고 왔는데, 그냥 놔뒀다가는 내년에 이사갈 때 버릴 것 같아서 머리를 굴리고 굴리고 굴리다가 약식이 생각났다. 제대로 된 밤을 구하기 힘드니 통조림 밤을 사고, 흑설탕이 없으니 대신 백설탕으로, 계피가루는 없으니 생략하고, 쿠쿠 압력밥솥에 모든 재료 다 때려놓고 취사를 해버리는 간단한 레시피로 했는데 나름 그럴 듯한 약식이 되었다 ㅋ 남편도 원래 안좋아하는 건데도 맛있다고 잘 먹었다. 근데 설탕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만들면서 너무 놀랐다! 대추가 아직 잔뜩 남았는데 약식 말고 다른 방법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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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부부는 피츠버그의 레스토랑 씬에 아주 만족하고 있다 - 고 말하면 너무 영어식이군. 암튼 여기 식당들에 아주 만족한다. 집 앞에 걸어 갈 수 있는 곳에 있는 타이 식당은 음식도 맛있고 가격도 적당하다. 여기 드렁큰 누들은 다른 곳처럼 달지 않고 매콤한 것이 정말 맛있다!


마실나온 동네 아저씨 포스를 팍팍 풍겨주시는 남편 ㅎ


남편이 먹은 틸라피아 요리도 아주 맛났다 ㅎ


지난 주 금요일이었나? 금요일인 것을 celebrate하기 위해서 일식집을 인터넷에서 찾아서 가봤다. Chaya라고 하는 곳이었는데 평이 아주 좋더만 진짜 좋은 식당이었다! 조명이 이상해서 사진이 이상하게 나왔지만...


여기는 세트메뉴가 아주 다양한데 공통적으로 닭튀김이 나온다 ㅎ 서버들이 기모노를 입고 있고 젓가락이나 냅킨 등등 아주 디테일까지 신경쓴 흔적이 역력한 아주 예쁜 식당이었다. 음식맛도 아주 좋았다!


피츠버그 식당에 만족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학교 캠퍼스에 싸고 맛난 식당이 많다는 것. 특히, 내 오피스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코리아 가든! 저번에 도시락 안싸간날 남편이랑 여기서 점심을 먹었다! 그 때 먹은 고추짬뽕!!!!


평일 점심에 고추짬뽕이라니... 채플힐이나 시카고에서는 상상도 못하던 일 ㅋ 이거 진~짜 맛있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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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신기하게 그로서리에서 주류판매가 금지되어있다!!!!! 맥주도 와인도 그로서리에서 안팔아서 리쿼 스토어에 가야한다!!! 그래서 저번에 리쿼 스토어에 가서 위스키를 샀는데 ㅋ 그 때 발견한 한국 소주!


신기하여라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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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코가 가까워서 이것이 또 나의 큰 즐거움이 되고 있는데, 저번에 코스코에서 발견한 장난감이다 ㅋㅋㅋ


오마이갓 어린이 재봉틀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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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온 후로 재봉틀은 아직 안돌려봤고 뜨개질만 열심히 하고 있다. 막상 재봉질할 넓은 책상이 생기니 안하게 되는 이유는....? 모르겠다. 아무튼 요즘 열심히 떠서 완성한 베이비 가디건! 리나 줄려고 만들었는데 작으면 안되니까 넉넉한 사이즈로 만들었더니 좀 크게 나와서 내년은 되어야 리나한테 맞을 것 같다 ㅎ


사진엔 색깔이 이상하게 나왔지만 실제로는 초콜렛 색이다. 아 뜨개질은 왜 이렇게 재미있을까???!!!!! 재봉틀도 마음에 드는 천과 프로젝트를 발견하면 막 매달려서 할 것 같은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피츠버그에서 좋은 fabric store를 못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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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식당들은 많아서 좋은데 한국 수퍼가 너무 열악하다. 그나마 제일 좋은 곳이 학교 근처인데 너무 작아서 품목별로 초이스가 별로 없다. 정말 모든 게 다 아쉬운 상황이라, 그냥 되도록이면 미국 수퍼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만 요리를 하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라면은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쌀 된장 고추장 이런 것만 한국 수퍼에서 사먹게 될 것 같다. 한가지 좋은 점 - 여기 한국 수퍼엔 서울커피우유를 판다!!!!! 내가 커피우유, 그것도 서울커피우유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는 사람은 아는데 정말 H mart에도 없던 걸 여기에서 팔아서 몇년 만에 내가 좋아하는 커피우유 맛을 봤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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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월급이 들어오겠지? 첫월급 기념으로 디카 주문했다 ㅋㅋㅋ 드디어 내 인생에 DSLR을 가져보는 구나... 유학오기 전부터 갖고 싶었던 건데 몇년 만에 소원을 이룬 것이냐!!! 남편은 내 사진 많이 찍어줄 거라고 말은 하는데 아마도 성격상 내가 남편을 훨씬 더 많이 찍어줄 것 같다. 아무튼 빨리 카메라가 왔으면 좋겠다 ㅎ



피츠버그 좋은 동네^^


동네 뒷산에서 찍은 사진이다 ㅋ


말그대로 동네 뒷산인 Frick park에서 어제 하이킹을 했다. 요 며칠 엄청 추웠는데 어제는 햇살도 좋고 걷기에 딱 좋았다. 동네 뒷산 치고 산세가 아주 험하고 깊고 좋다! 나무들도 크고 멋지고 계곡도 깊숙하고... 이런 곳이 정말 집 바로 뒤라니 너무 신났다! 거길 걸으면서, 어릴 때는 이런 풍경이나 자연을 전~혀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제 이런 게 좋아지는 걸 보니 우리도 많이 늙었나보다라는 대화를 했다 ㅎ

요즘은 남편의 짜증이 많이 줄면서 삶의 질이 좋아졌다 ㅎ 아직도 몇몇 귀찮은 일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데다가, 점점 동네가 파악되고 좋은 것들을 발견하면서 남편 기분이 2-3주 전에 비해 월등히 좋아졌다. 물론 아직도 연구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기도 하다 (물론 이 스트레스는 앞으로 테뉴어 받을 때까지 최소 5년 계속될 것이다 ㅎ)

둘다 새 job을 시작했기 때문에 매일매일 새롭고 할 얘기가 엄청 많아서 둘이 아주 수다떨기 바쁘고 서로 자기 얘기만 하려고 한다 ㅋㅋㅋ 둘다 통계 박사에 같은 학교 교수라는 것은 부부로서 아주 큰 공통점이겠지만, 요즘 남편이랑 일 얘기를 할 때마다 우리 둘의 직업이 얼마나 천지차이로 다른지 느끼곤 한다. 나는 통계를 잘하는 것 자체도 중요하고 어렵지만, 내 job performance를 결정하는 아주 큰 부분은 사람들과 얼마나 의사소통을 잘하고 협조하고 적극적으로 일을 진행시키고 interact를 잘하고 데드라인과 약속시간을 잘 지키고 team player로서 일을 잘하고, 뭐 이런 것들이다. 이게 정말 중요하고 내가 앞으로 승진해서 매니저가 되려면 이런 부분의 능력에 리더쉽, 정치력까지 잘 키워야 한다. (그래서 외국인으로서 내가 얼마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문제가 요즘 나의 주요 고민이다. 이미 미국에 늦게 와서 늦게 영어를 시작한 걸 되돌릴 수도 없고.) 어쨌든 내 일은 나혼자 하는 게 아니라서 남과의 관계가 아주 중요하다. 

그런데 남편은 반대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 아무도 남편한테 뭘 하라고 시키지도 알려주지도 않는다는 것. 남편 스스로 연구주제와 방법을 찾고 스스로 그랜트를 알아보고 돈을 따와야한다. 남편의 job performance는 정말 남편이 혼자 오피스에 앉아서 페이퍼를 생산해내는 능력에 달려있다. 물론 collaboration을 하긴 하지만 주로 통계학자들끼리의 co-work이고 그렇다보니 팀플레이어 역할보다는 본인의 창의성, 똑똑함, 아무것도 모르겠는 상황에서 맨땅에 헤딩해서 길을 찾고 컨텍스트를 잘 잡아내는 능력,이런 게 훨씬 중요하다. 

나는 내 직업이 정말 나한테 잘 맞는다고 생각하고 (딱히 사회생활을 잘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통계박사들을 모아놓고 본다면 그 중엔 좀 남들과 일하기 편한 성격이랄까 ㅎ) 남편도 정말 나는 남편한테 이 이상 더 잘맞는 직업을 생각할 수가 없다 (자기 맘대로 하는 스타일이라 ㅋㅋ 싫은 일을 누가 시킨다고 꾹 참고 하는 거 질색하고, 좋아하는 일은 기가막히게 잘한다 ㅋ). 근데 아직도 우리는 가끔씩 너무 웃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도 너무너무 게으르고 누워서 아이폰으로 게임하는 게 일상이고 맨날 놀 생각만 하는 우리가 교수랍시고 ㅋㅋㅋㅋㅋㅋㅋㅋ



그저께였나? 커피숍가서 남편은 리만기하학 책 읽고 나는 뜨개질을 했다. 리나를 위해 베이비 스웨터를 뜨고 있는 중인데 너무 재밌다!!! 나의 진정한 열정은 역시 통계보다는 크래프트에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해도 저절로 막 시간을 투자해서 하게 되는 게 진짜 좋아하는 거 아닌가 ㅋㅋㅋ



집 사진을 찍는 걸 맨날 잊어버리는데 마침 여기 집주인이 찍어둔 사진이 있다 ㅎ


집주인은 정말 특이한 사람인 것 같다 ㅋㅋㅋㅋ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특이하다 ㅎ 아주 인터레스팅하다! 여자 교수인데 나이는 좀 있어보이지만 아주 예쁘고 분위기있게 생겼다. 정말 피부에 주름이 장난아닌데도 피부 탱탱한 나보다 훨씬 이쁨! 렌트 계약할 때 페이퍼웍과 모든 절차를 너무너무 꼼꼼하게 해서 뭐 이렇게까지 하나, 우리를 못믿나 싶을 정도였는데 알고보니 이 사람 성격이 원래 정확하고 경우바른 사람인 것 같다. 세상에 집 빌려준다고 이렇게 오퍼레이팅 매뉴얼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 폴더를 열어보면 집에 대한 여러가지 설명이 있다 - 물/전기/수도/난방 관련한 것들과 이웃이 어떤지, 쓰레기는 언제 어떻게 내놓는지 등등. 그리고 집안에 있는 각종 가전제품의 매뉴얼을 삼공펀치로 뚫어서 여기에 딱 꽂아놨다 ㅋㅋㅋㅋㅋㅋ 내가 이걸 보고 어찌나 웃었던지 ㅋㅋㅋ



 나는 그냥 그 존재만으로 신기하고 interesting한 사람을 좋아하고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데 이 집주인도 그런 사람 중 하나인 것 같다 ㅋㅋㅋ



쓸 얘기가 이것저것 많았던 것 같은데 생각이 잘 안난다. 다음으로 미루겠음 ㅎ
 

이런저런 이야기

요즘 내 랩탑이 거의 맛이 가서 오랜만에 아이폰으로 업데이트를 해본다. 랩탑을 새로 사야되나? 안그래도 돈쓸일 많은데 랩탑까지 맛이 가고 난리.



요즘 뜨개질에 불 붙었다. 정말 몇달을 바늘에 매달아만 둔 카울을 드디어 완성했다. 버버리 디자인을 모방한 카울이라는데 중간중간 꼬임이 있어서 저렇게 주름이 자연스럽게 지는 게 포인트다. 무지 따뜻하고 코 까지 덮을 수 있어서 한겨울에 엄청 추울 때 유용할 듯하다.




요건 남편을 위해 만든 모자다. 모자는 처음 떠봤는데 아주 쉽고 금방 뜬다! 나흘 밖에 안걸렸다 ㅎ 전에 떠준 카울이랑 같은 실이라 세트로 하고 다니면 될 거 같다.

그나저나 다 페북에 올렸던 사진들이라 페북에서 번 사람들은 같은 사진을 두번씩 보겠군.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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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토욜은 남편이 있는 통계학과 체어가 팟럭 파티를 해서 잡채를 만들어갔다.


이건 내가 집에서 먹을 때 찍은 거고 사실은 엄청 많이 했다. 당면 한봉지를 다 삶았으니 ㅋㅋㅋ 만들고 나서 생각해보니 만약 인기가 없어서 남으면 맘 상할까봐 한 삼분의 이 정도만 파티에 가져갔는데 웬일!!! 순식간에 다 없어졌다 ㅋㅋㅋ 미국 사람들도 두번씩 가져다 먹고 그랬으니 맛있었나보다 ㅎㅎ 사실 나도 내가 만들고 내가 감탄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파티엔 과 교수들과 대학원생들 포닥들이 왔는데 거기 섞여있으니 우리부부는 가만 있으면 학생으로 오해받기 딱 좋은 상황이었다 ㅋㅋㅋ 대학원생 중 우리보다 나이 많은 사람도 있을테니. 과가 작아서 교수가 많이 없는데 젊은 교수는 남편, 중국인 유, 미국인 Rob 이렇게 셋이고 나머지는 다들 할아버지들이었는데 다들 유쾌하고 우리를 적극 환영해주고 관심을 가져주어서 얘기를 꽤 많이 했다. 대학원생들하고도 얘기를 좀 했는데 내가 데이터 센터에서 일하는 걸 아는 애들이 꽤 되었다 ㅋㅋㅋㅋㅋㅋ 과가 작다보니 그런 소문이 빤한 모양 ㅋㅋㅋ 새로온 교수 와이프도 통계학자인데 여기 의대 데이터 센터 갔다더라 쫙 퍼진 모양이었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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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퍼에서 우연히 이번에 통계과 입학한 한국 학생을 만났는데 남편이 나를 소개하다 말고 "니가 하는 일이 뭐지?"이러고 있다 ㅋㅋㅋ 누가보면 와이프 직업도 모르는 한심한 남자라고 오해할만 하지만 사실 내가 하는 일이 한 단어로 딱 표현하기 힘들긴 하다. 직책은 assistant professor이고 과는 department of medicine이니 한국말로 줄이자면 의대 교수가 되는 건데 그럼 내가 의사인 거 같은 잘못된 인상을 준다.

그래서 그냥 biostatistician이라고 하기도 하고 collaboration statistician이라고도 하고 medical science분야 연구자라고도 하는데 그것들도 내가 하는 일에 딱 맞는 인상을 주진 않는다. 내가 보기엔 내 직업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라는 게 문제다. 심지어 같은 통계 박사들한테도 한참 설명해야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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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네 이사오고 나니 코스코가 꽤 가까이 있어서 멤버쉽 가입하고 두번이나 갔다왔다! 남편은 여기가 정말 싸냐 과연 값어치가 있냐 은근히 맘에 안들어하지만 여기가 아니면 좋은 고기를 싸게 살 수가 없으므로 과감히 가입! 역시 고기 너무 좋고 재밌는 것도 많다. 얼마전엔 미즈빌에서 한국김이 코스코에 들어왔다는 소식을 접수, 당장 샀다 ㅎ


작은 팩 스물 일곱개에 $9.99. 도시락으로 하나씩 싸가기에 좋다 ㅎ

그리고 우리가 사려고 벼르고 있건 캐논 t2i 모델이 패키지 딜이 나온 것이 아닌가!!!!


더 안좋은 사양으로 950불에 아마존에서 팔고 있는 걸 지켜보고 있었는데 더 좋은 렌즈에 메모리 카드 가방 들 악세사리까 해서 850이니 완전 굿딜. 첫월급 받으면 사려고 하는데 그 전에 다 팔리면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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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욜엔 남편이 나 보여줄 곳이 있다고 어딜 막 데려갔다.




mt. washington이란 곳인데 피츠버그 시내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곳이었다!! 완전 멋졌음!! 피츠버그 생각보다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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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등록한 짐은 정말 마음에 든다. 가깝고 싸고 짱 넓고 천장에 아주 큰 팬이 돌아가서 바람도 늘 살랑살랑- 오늘 남편이랑 운동하고 왔는데 남편이랑 같이 운동하니 너무너무너무너무 좋다 ㅜㅜ

이번주는 학교에 참석해야하는 과 전체 미팅이 많아수 바쁠 예정이다. 벌써 일도 엄청 늘어서 사람들이 약간 미안해할 정도다. 나는 진짜 일복이 터졌어--;

아 일찍 자야겠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짐풀기, 집꾸미기, 정착...


Labor day 연휴라서 월요일인 오늘까지 집에서 쉬고 있는데 짐푸는 게 오늘에서야 끝났다. 짐정리가 생각보다 오래걸린 이유는, 일단 짐이 너무 많다는 거 -_- 살림이 너무 많다. 그리고 지하 - 1층 - 2층을 왔다갔다하는 게 이렇게 힘들고 오래걸리는 줄 몰랐던 거다 ㅋㅋㅋ

게다가 복병은 더운 날씨. 요 며칠간 피츠버그가 9월 최고기온을 찍을 정도로 더워서 아주 힘들었다. 다행히 오늘은 비가 쫙 내리고 기온이 뚝 떨어져서 선선해졌다.

새로 이사온 동네는 아주 마음에 든다. 특히 가까운 곳 여기저기에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커피숍, 좋은 식당이 많다는 것! 오늘은 여기 로컬 커피숍인 coffee tree roasters에 갔다. 남편은 일하는 동안 나는 뜨개질. 거의 완성되어가는 카울을 트라이해보고 있는 나 ㅋ


남편은 캐나다 워크샵에서 자극 확 받고 와서 열심히 일을 하기 시작했다 ㅎ


토욜 아침에 간 브런치 식당 ㅋ 집에서 걸어갈 수 있고 예쁘고 맛있고 친절하고!!! 야외 자리가 무지 이뻤는데 사진을 찍을 걸 그랬다.


내가 시킨 메뉴인데 정말정말정말 맛있었다!!!


역시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타이 레스토랑. 파인애플 볶음밥. 여기도 맛있다 ㅎ


이제서야 집이 서서히 집 꼴을 갖추어가고 있다. 여긴 안방 ㅎ


침대쪽에서 바라본 장면 ㅎ


며칠 동안 진짜 남편이 어찌나 청소와 정리를 열심히 하는지 걱정스러울 정도였다. 열심히 해서 좋긴한데 문제는 너무 열심히 하니 너무 힘들어 한다는 것. 청소를 좀 덜 열심히 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았으면 좋겠는데 남편은 그게 안되나보다. 그래도 덕분에 내 몸은 아주 편하다 ㅋㅋㅋ 하여튼 남편 대단해... 어질러진 꼴을 보면 자기 몸을 혹사시켜가면서 까지 기어이 다 치운다.

내일부턴 출근이다! 또 약간 긴장되네... 이제 남편이랑 같이 출근할 수 있어서 그건 너무 좋다 ㅎ

자야지!


피츠버그로 무사히 이동!

아효~ 무진장 정신없는 며칠이었다. 영어로 a little crazy라고 하는 그 상태. 화요일까지 일을 했는데 퇴근하는 그 시간까지 빡세게 일하고 정리하고, 수요일은 아침에 이민가방 두개 가득 짐을 싸서 아파트에서 나와서 공항가서 비행기타고, 도착한 피츠버그 공항에 남편이 주차장에 남겨둔 차를 찾아서 혼자 운전해서 집에 도착. 목요일인 오늘은 학교에 가서 필요한 paperwork을 하고 오피스 열쇠를 받고 보스를 잠깐 만나고, 금요일인 내일부터 제대로 출근이다. 아 정말 정신없고 어리둥절하고 몸도 피곤하다. 

음 아래사진은 지난주 토요일 미소가 우리집에서 슬립오버한 날 스시먹으러 가서 찍은 사진 ㅋㅋ 미소는 한국으로, 나는 피츠버그로 하루 간격으로 떠나게 되었는데 그 동안 서로 너무 바쁘고 집이 멀어서 우리가 생각했던 만큼 못놀아서 아쉬웠다... 그래도 마지막에 슬립오버 하게 되어서 좋았다 ㅎ 가구 다 빠지고 캠핑장처럼 변한 울집에서 에어매트리스위에서 잤다 ㅎ 


다음날 미소가 아직도 못가봤다는 시카고의 명물 인텔리젠시아 커피숍가서 커피를 사고, 빵은 스타벅스에서 사서 ㅋㅋ 밀레니엄 팍 가서 아침으로 먹었다 ㅋㅋㅋ Zara에서 진짜 재빨리 구경을 좀 하고 다음 약속인 성진오빠네를 만나러 서둘러 나갔다. 같이 한국식당에서 밥을 먹고 Lincoln park zoo를 갔는데 세상에 어찌나 예쁘던지!!! 내가 생각한 동물원이 아니었다. 그냥 아주 잘 꾸며놓은 공원에 동물이 여기저기 있다. 사진도 한 컷!


채플힐에서부터 좋은 인연이었는데 시카고에도 같이 오게 되어 계속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는데... 이제 안녕이라니 ㅠㅠ

다음날인 월요일 아침에 내가 collaborate하는 diabetes team에서 깜짝 farewell party를 해줬다. 월욜 아침이라 사람들이 많이 오진 않았지만 그래도 몇몇이 이렇게 직접 구운 베이커리를 들고 온 것이다! 감동감동... 그중 하나였던 미니 컵케잌. Priya가 구워왔다.




다른 케잌들도 많았고 특히 Robert가 집에서 에스프레소 머신을 가져와서 직접 만들어준 바닐라 라떼를 두잔이나 마셨다. 나이가 든 것인지 이렇게 정말 나 한사람만을 위한 파티는 너무 불편하고 부담스럽다. (왜그럴까?) 그래도 정말 너무 고마운데 내가 그 고마운 마음을 잘 표현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것은 파티를 위해 Robert가 만들어온 포스터 ㅋㅋㅋㅋ



사진의 남자는 David Bromstad라는 사람인데 HGTV의 Color Splash라고 내가 좋아하는 프로의 호스트다 ㅋㅋㅋ 전에 HGTV에 대해 수다를 떨다가 이 남자 잘생겼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그걸 기억한 Robert가 이걸 만들어 온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이 그룹 사람들 전부다 유머감각이 장난이 아닌데 Robert는 특히 죽음이다 ㅋㅋㅋ

그날 점심 때는 과에서 farewell party를 해줬는데 한국 음식을 배달시켜줘서 정말 감동이었다. 물론 메뉴를 고를 줄 아는 사람이 없어서 내가 다 골라줘야했지만 ㅋㅋㅋㅋ 사진을 깜빡하고 안찍었다. 이 파티는 나 말고 Jeff라고 석사 레벨 통계학자 또 한사람이 떠나게 되어서 우리 둘을 위한 파티였다. 그래서 사람이 더 많이 왔다. 여기서도 관심의 center에 있는 게 불편했는데 그래도 Jeff가 있어서 좀 나았다 ㅋㅋㅋ

다음날인 화요일은 정말 하루종일 미팅에 데이터 정리에 그 와중에 막판 통계분석까지... 정말 너무 바빴다. 평소처럼 5시 반에 퇴근을 해서 이날 출근 못한 마샤네 집에 잠깐 들렀다. 마샤는 이번에 집을 사서 페인트 칠하던 중이어서 가서 새 집을 좀 구경했다. 마샤가 정말 눈물이 많아서 얘랑 헤어지는 게 가장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너무 emotional해지지 않고 조금만 울고^^; 잘 헤어졌다. 

완전 녹초가 된 몸으로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짐싸고... 다음날 아침에도 계속 짐싸고... 가구 버리는 거 땜에 난리치다가 어이없이 해결됐고... 택시타고 공항으로 이동...

공항에서 내가 부치는 이민가방 두개중 하나는 56파운드, 하나는 40파운드여서 50파운드 무게 리밋에 걸렸다. 그냥 부치면 추가 50불 내야 된다며 56파운드짜리 가방에서 6파운드를 빼서 40파운드짜리로 옮기라는 거다. 그래서 거기서 가방을 풀고 옮기는데 중간에 내가 실수로 가방을 엎어버려서 ㅠㅠ 내용물 다 나오고 ㅠㅠ 기다리는 사람들이 다 보고 있는데 왕 쪽팔림 ㅠㅠ 그래도 이게 이번 이사하면서 일어난 가장 큰 트러블인데 이 정도면 괜찮다고 본다 ㅠㅠ

아무튼 짐부치고 나니 완전 녹초가 되었는데 비행기에서 잠도 안오고... 내려서 주차장으로 가는데 이민가방이 고물이라 밀기도 힘들고 랩탑땜에 어깨는 아프고... 으아 진짜... 나 옛날에 혼자 어떻게 유학온거야...

암튼 그래서 공항에서 차를 몰고 무사히 집에 왔다.

우리집 뒤뜰에 있는 토마토 사진이다 ㅋ 말라 죽어가고 있지만 아무튼 너무 신기해!!! 



뒷마당의 다른 부분.


좀 멀리 부엌 바로 앞에서 찍은 것.


잘 살펴보니 딸기도 있었다.


집안 내부는 정리가 안되어서 사진은 다음에 ㅋ

오늘 학교가서 처음 들어가본 내 오피스! 완전 내가 원하던 바로 그런 깨끗하고 창넓은 오피스였다!!!


사진에 나오지 않은 쪽 벽에는 서랍형 캐비넷과 책장이 있다. 근데 모니터가 저거 하나라니 기겁을 하고 나 듀얼모니터 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이제 모니터 하나 갖고는 불편해서 일을 못하겠다... 

박사급 통계학자들은 지나가면서 인사를 다 했고 보스랑도 잠깐 만났다. 여기 보스는 도리스라는 여자인데, 확실히 테드보다 위엄이 있다 ㅋㅋ 도리스 만날려면 비서한테 물어봐야된다 ㅋㅋㅋㅋ 게다가 오늘 들은 깜짝 뉴스는, 내가 일하는 부서인 Data Center가 CTSA 펀드로 부터 받는 지원을 스스로 끊었다는 것이다! (CTSA는 Clinical and Translational Science Awards의 줄임말로, 개인이 아닌 의대, 즉 기관에 주는 아주 큰 펀드인데 내가 전에 일하던 시카고에서도 이 펀드를 받았고 내 월급의 일부분이 여기에서 나왔다.) 이유는 CTSA관련 일이 너무 자잘한 프로젝트가 많아서 귀찮아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하하하 이것이 테드와 도리스의 큰 차이점이다. 테드는 자잘한 거 거절 못하고 다 받아들여서 우리가 엄청 바빴는데, 도리스는 진짜 큼지막한 long term 연구가 아니면 안해주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을 해버린 것이다. 그럼 일하는 나로선 완전 땡큐인거다~ 경험 없는 레지던트, 펠로우들의 잘 안될 것이 뻔한 자잘자잘한 리서치 도와주는 거, 정말 시간만 많이 걸리고 통계학자로선 얻는 게 별로 없는데, 그런 거 여기선 안해도 된단다~ 오예~ 

아무튼 그래서 아직까지는 느낌이 좋다. 오피스도 딱 마음에 들고 (시카고 오피스가 너무 거지같았던 것도 있고) 확실히 여기가 통계학자가 일하기 더 편한 건 분명해보이고, 사람들도 나이스하다. 그래도 마샤같은 친구를 만나진 못하겠지? 아직까진 내가 어떻게 이 새 직장에 자리를 잡을지 막막하기만 한데, 그래도 전보다 더 좋은 곳인 것 같아서 마음이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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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캐나다에 워크샵하러 간 남편은 너무 빡센 스케쥴에 나랑 통화도 하루에 두어번 짤막하게 하는 게 전부라 둘다 지금 할 말이 밀렸다. 이 놈의 워크샵 어찌나 빡센지 저녁 먹은 이후에도 스케쥴이 있고 그러고 나서 사람들이랑 술도 마시고 그러다보니 남편은 수면 부족을 겪고 있다. 아 남편이 없는 새 집에 있으려니 약간 남의 집 같고 이상하다. 빨리 남편이 왔으면 좋겠다!!!! 진짜 보고 싶어 미치겠다!!!!!!!!!!!!!!